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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고민 by ceo
  • 26. AI가 통역, 번역을 다 해주는 시대인데 왜 영어 역량이 여전히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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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1,149|등록일: 2026.9.8 오전 11:52
  •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실시간 통번역 서비스가 우리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았습니다. 스마트폰 하나면 전 세계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시대가 되다 보니 “AI가 다 해주는 세상인데, 굳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영어를 배워야 할까?”라는 의구심이 생기기 마련이죠.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AI 시대일수록 영어 역량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AI라는 도구가 정교해질수록 그 도구를 다루는 ‘사람의 기본기’가 결과물에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언어는 사고의 지평을 넓혀주는 틀
    언어학자 에드워드 사피어와 벤자민 워프가 주장한 ‘언어 상대성 이론(Sapir-Whorf Hypothesis)’에 따르면 인간은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의 틀 안에서 세상을 인지하고 사고합니다. 즉,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은 단순히 단어 몇 개를 더 외우는 일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눈에 ‘새로운 렌즈’를 하나 더 장착하는 것과 같은 것이죠. 번역기를 통해 문장을 이해하는 것과 스스로 그 언어의 체계로 직접 생각하고 느끼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른 경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신경과학적으로도 이중 언어 환경이 인지 발달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여러 연구를 통해 꾸준히 보고되어 왔습니다. 두 가지 언어 체계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주의 집중력, 문제 해결 능력, 인지적 유연성이 함께 발달한다는 것이죠. 물론 연구마다 결과의 폭은 다르지만 언어 학습 자체가 아이의 사고력을 다양한 방식으로 자극한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AI가 번역은 대신해 줄 수 있어도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아이의 뇌세포 자극과 사고력 발달까지 대신해 줄 수는 없습니다.
    깊이 있는 의사소통의 경험
    의사소통의 ‘깊이’라는 측면에서도 영어 역량은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번역기는 정보 전달에는 유용할지 몰라도 대화 속에 담긴 미묘한 뉘앙스나 문화적 맥락까지 완벽히 담아내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 순간의 분위기, 말하는 사람의 의도, 문화적 뉘앙스를 정확하게 포착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에는 언어 이상의 것이 담겨 있습니다. 상대방과 눈을 맞추고 직접 내 목소리로 건네는 한마디는 신뢰를 쌓는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됩니다. 기기를 사이에 두고 주고받는 번역문으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인간적인 연결’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죠.
    정보의 비대칭을 극복하는 열쇠
    현재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데이터의 절반 이상은 영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반면 한국어 콘텐츠는 1% 내외에 불과하죠. AI는 기본적으로 존재하는 데이터를 학습하여 결과를 내놓는 도구입니다. 따라서 영어권의 방대한 최신 논문, 기술 트렌드, 경제 동향을 실시간으로 흡수할 수 있는 사람과 AI가 번역해 준 2차 가공 정보에 의존하는 사람 사이에는 정보의 질과 속도 측면에서 많은 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요. 이것은 단순히 글을 읽는 문제를 넘어 ‘질문의 격차’로 이어집니다. AI에게 무엇을 물어볼 것인지, AI가 내놓은 결과값이 정확한지 판단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의 기초는 결국 원문을 이해하는 언어 역량에서 나옵니다. 결국 영어 역량을 키우는 것은 AI라는 강력한 엔진을 가동하기 위한 가장 질 좋은 연료를 확보하는 일과 같습니다.
    AI 번역 기술이 발전할수록 영어의 가치는 오히려 더 분명해집니다. 도구가 정교해질수록 그 도구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도 커지기 때문입니다. 영어 역량을 높이는 것은 단순히 외국어 하나를 구사하게 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고의 영역을 하나 더 갖추는 것이고, 세상과 연결되는 통로를 하나 더 확보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영어는 ‘번역기가 대체할 기술’로 볼 것이 아니라, 넓은 세상을 직접 탐험하고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으로 보아야 합니다. 도구에 의존하는 법이 아닌, 도구 너머의 진실을 스스로 읽어내고 사고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는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